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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녀 사이의 거리감 줄이기 — 젠더 공감 프로젝트

군복무와 사회진출의 시차

by 리컨넥트 2025. 12. 4.

남녀 사이의 거리감 줄이기 젠더 공감 프로젝트 시리즈

1편. 데이트 비용 논쟁 돈 vs 심리
2편. 가사·육아의 부담을 누가 지는가
3편. 군복무와 사회진출의 시차
4편. 외모와 성공의 상관관계
5편. 안전의 문제 두려움의 출발점이 다르다
6편. 온라인 혐오의 순환구조
7편. 연애관 변화가 만든 틈
번외. 결혼관출산관의 진화
번외. 직장 내 성 역할 기대치

 남녀 사이의 거리감 줄이기 시리즈
군복무와 사회진출의 시차

의무의 시간 뒤, 청년이 마주한 현실의 시간

✅ 1. “남들보다 2년 늦게 시작하는 기분이에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달리,
군 복무를 마친 청년들은 늘 시간의 간격을 체감합니다.

복학 후 강의실에 들어서면 이미 후배들이 자리를 잡았고,
면접장에서는 ‘스펙’이 아닌 ‘경력 공백’이 눈에 띕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나라를 위해 2년을 보냈는데, 사회는 그걸 시간 낭비로 본다.”

군복무는 법적으로 ‘의무’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보상 없는 지연이 됩니다.
그 공백은 단순한 연령 차이가 아니라,
기회와 자신감의 격차로 이어집니다.

✅ 2. 군복무는 멈춘 시간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노동입니다

많은 이들이 군복무를 “잠시 쉬는 시기”로 생각하지만,
그곳은 단 한순간도 멈춰 있지 않습니다.

새벽 기상, 업무 지시, 명령 체계, 감정 절제 
이 모든 것은 노동의 다른 형태입니다.

하지만 사회는 군 복무를 커리어 공백으로 취급합니다.
이 모순은 청년들에게 “의무를 이행했는데도 손해를 본다”는
감정적 불공정으로 다가옵니다.

국가의 시간은 흘렀지만, 개인의 시간은 정지되어 있었습니다.



✅ 3. 복무 후 돌아온 사회는 이미 달라져 있다

군 제대 후 복학하면,
학교의 분위기, 사회의 트렌드, 기술의 흐름이 달라져 있습니다.
AI, 코딩, 글로벌 경험, 스타트업…
그 2년 동안 세상은 너무 빨리 변했습니다.

복무를 마친 청년은 ‘늦게 출발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궤도로 돌아온 사람입니다.

문제는 이 ‘시차’를 이해해주는 사회적 장치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군 복무로 인한 사회 적응 갭(social gap) 은
청년의 자존감과 진로 결정에 실제 영향을 미칩니다.

청춘의 2년은 단순한 시간의 공백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떨어져 있던 ‘리듬의 공백’입니다.

✅ 4. ‘의무’를 마친 뒤에도 남는 불공정의 감정

많은 청년이 복무 이후 이렇게 느낍니다.

“의무는 끝났지만, 불이익은 계속된다.”

취업 나이 제한에 걸리거나,

군 경험이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복무 중 배운 기술이 민간 자격으로 전환되지 않거나.

이런 상황은 “책임은 개인이 지고,
보상은 사회가 외면하는 구조”를 만듭니다.

결국 청년에게 군 복무는
‘국가의 신뢰 시험’이자 ‘사회와의 거리감’으로 남습니다.

✅ 5. 시차를 줄이는 사회의 역할

군 복무의 본질은 ‘희생’이 아니라 ‘기여’입니다.
그렇다면 사회는 이 기여를 시간 낭비가 아닌 경험 자산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 ① 경력 인정 제도의 확립

복무 중 수행한 행정·기술 업무를 공식 경력으로 인정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 ② 복무 후 사회 복귀 프로그램

적응 교육, 직무 연계 훈련, 복학 멘토링 등을 통해
사회로 돌아오는 시간을 ‘연결의 시간’으로 바꿔야 합니다.

💬 ③ 군 복무 경험의 재해석

군대에서 배운 협동, 책임감, 위기 대처 능력을
사회적 ‘소프트 스킬’로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의무의 시간”이 “가능성의 시간”이 될 때,
세대 간 신뢰는 조금씩 회복됩니다.



✅ 6. 결론: 시간을 잃은 게 아니라, 다른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

군 복무로 인해 청년의 사회진출은 늦어집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손해’로만 해석하는 사회는
자신의 구성원을 소모시키는 사회입니다.

청년은 시간을 잃은 것이 아니라,
다른 시간 속에서 자신을 지켜낸 사람들입니다.

국가의 의무를 수행한 그 2년이
‘공백’이 아닌 ‘공헌’으로 기록되는 사회,
그게 진짜 공정한 사회의 출발입니다.